'혼밥하면 우울증 위험 높다?' 함께 밥먹기의 놀라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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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데이비드 롭슨, 알렌시아 프란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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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식습관의 작은 변화 하나가 우리의 몸과 뇌에 놀라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변화는 우울증 위험을 낮추고 치매 예방에도 기여한다. 또한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키워주고, 어쩌면 더 오래 살게 해줄 수도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것은 유행하는 신종 다이어트법이 아니라 인류의 가장 오래된 관습 중 하나인 공식(共食), 즉 타인과 함께 식사하는 행위다. 옥스퍼드 대학교 행동과학 교수인 얀-에마누엘 드 네브는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은 결속력을 다지고 신뢰를 쌓으며 타인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행위는 우리 삶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타깝게도 현대 사회의 심화되는 고립으로 인해 이러한 행위는 점점 더 보기 드문 일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타인에게 손을 내밀어 음식과 우정 사이에 존재하는 이 오래된 연결고리를 활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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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 향상
공식(共食)에 관한 연구의 상당수는 정신 건강 측면의 영향에 초점을 맞춰왔다. 중국 저장성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왕신이 연구팀이 60세 이상 여성 936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도 한 예다. 이 연구에서는 식사 시간에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의 수가 대상자의 우울증 위험을 예측하는 명확한 지표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전반적인 건강 상태나 재산, 독거 여부 등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요인들을 통제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식사를 함께 하는 행위 자체에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지었다.
다른 연구의 결론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 도쿄의 연구진은 가족과 함께 살면서도 혼자 식사하는 65~74세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누군가와 함께 식사하는 사람들에 비해 우울 증상을 보일 확률이 5배나 더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쩌면 가장 강력한 증거는 여론조사 기관 갤럽의 글로벌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연례 웰빙 분석 보고서인 '세계행복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24년, 갤럽은 일본 식품 업체 아지노모토의 후원을 받아 사람들의 식습관에 관한 항목을 추가했다. 이 항목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지난 7일을 돌이켜봤을 때
(1) 점심을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은 게 몇 번 정도입니까?
(2) 저녁을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은 게 몇 번 정도입니까?
세계행복보고서 최신판에서 공식의 중요성에 관한 장을 공동 집필한 드 네브 교수는 "그 질문을 보았을 때 눈이 번쩍 뜨였다"고 말했다. "이 질문에 답한 전 세계 약 15만 명의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드 네브 교수팀은 타인과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정서적 웰빙의 표준 측정 항목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는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특히 놀라울 정도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그는 "이 요소는 누군가의 삶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데 있어 취업 상태나 상대적 소득만큼이나 강력한 지표였다"고 말했다. 취업이나 상대적 소득은 웰빙에 있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진 요인들이다.
기분을 좋게 해주는 화학물질
드 네브 교수는 식사를 함께 하는 것에 관한 질문이 단지 개인의 전반적인 사회생활을 나타내는 "대리 지표"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함께 먹는 행위 자체에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그는 영어 단어 'companion(동반자/친구)'이 "빵을 함께 나누는 사람"이라는 뜻의 라틴어 어근 cum과 pānis에서 유래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같은 개념을 뜻하는 중국어 단어 '伙伴(후어반, 동료)' 역시 한 가마솥의 밥을 함께 먹는 군대 단위에서 유래했다. 드 네브 교수는 "여기에는 깊은 문화적 뿌리가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생물인류학자인 로빈 던바는 그의 저서 '친구들(Friends)'에서 식사가 자연스럽게 엔도르핀(기분을 좋게 하는 화학물질) 시스템을 자극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식사 자리를 통해 형성되는 유대감을 더욱 강화하여 타인과 한층 깊은 연결감을 느끼게 해준다.
흥미롭게도, 다른 사람이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음식 본연의 즐거움이 증폭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에리카 부스비 연구팀이 진행한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과 함께 초콜릿을 먹은 사람들이 혼자 먹었을 때보다 초콜릿을 훨씬 더 맛있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위험 감소
함께하는 식사는 뇌의 노화를 늦출 수도 있다.
2025년 일본 연구진은 정기적으로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의 경우 내측 측두엽과 해마를 포함해 인지 기능과 관련된 핵심 영역의 뇌 용적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차이 중 일부는 식단 자체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대개 혼자 식사하는 사람들은 영양가가 낮은 음식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단만으로는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었다. 사회적 연결감의 감소 역시 이들의 장기적인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이다.
연구진은 함께하는 식사가 주는 즐거움과 강화된 사회적 지지가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스트레스를 완화해 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는 식사 자리에서 나누는 대화가 노년기까지 뇌를 활발하게 유지해 주는 추가적인 정신적 자극이 되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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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참가자들은 연구 당시 정상적인 인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러한 뇌용적 감소가 결국 이들을 치매에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맛있게 드세요(Buon appetito)
세계행복보고서는 국가마다 식습관에 큰 차이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중 유쾌하면서 친목 도모를 중시하는 식문화를 지키려 했던 한 국가의 노력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평균적으로 일본인은 일주일에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4회 미만이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그 수치가 약 7~8회인 반면, 이탈리아에서는 9회에 가깝다.
이탈리아는 사교적인 식문화를 가진 대표적인 국가다. 유네스코는 이탈리아 요리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하면서, 식사가 "집이나 학교, 축제, 의식, 사교 모임 등에서 가족 및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탈리아가 현대 사회의 압박 속에서 함께 식사하는 문화를 지킬 방법을 찾는 데 앞장서 왔다는 점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슬로우 푸드 운동'은 패스트푸드의 부상에 대한 반작용으로 1980년대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이 운동은 지역의 전통을 지키고 지속 가능한 소비를 장려하는 목표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일상의 중심에 함께하는 식사를 두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강조해 왔다.
슬로우 푸드 이탈리아의 바르바라 납피니 회장은 "이탈리아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은 함께 요리하고 식탁에 올릴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공유하는 하나의 철학"이라며, "여기에는 정성과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플라토닉 데이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엔 이탈리아사람들조차 압박감으로 인해 점차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혼자 식사하고 싶지 않다면, 그 해결책은 생각보다 훨씬 간단할 수 있다.
아마 우리 주변에는 흔쾌히 함께 식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이러한 초대에 훨씬 긍정적으로 응하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타인이 자신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얼마나 자신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지를 과소평가한다. 그러므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고 싶어 할 만한 주변 사람이 떠오른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은 그저 다가가 제안하는 것이다.
당장 마땅히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면 기술을 활용할 수도 있다. 2019년 이탈리아의 테크 창업가 파올로 바바르는 혼자 식사하는 이들을 연결해 주는 앱 '타블로(Tablo)'를 만들었다. 이 앱은 지금까지 30만 회 이상 사용되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게도 주요 이용층은 30세 전후의 젊은 세대다. 바바르는 "그 나이대에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일은 많고, 친구들 중 상당수는 가정을 꾸리다 보니, 사교 활동은 하고 싶지만 누구를 만나야 할지 모르는 것입니다."
바바르는 자신이 만든 앱이 특정 "유형"의 사람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데이팅 앱으로 간주되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인생에서 사회적 관계가 가장 절실한 시기에 사람들의 인맥을 넓혀주기 위해 만들어진 앱이라는 것이다.
드 네브 교수는 이 앱에 대해 듣자, 스탠퍼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자밀 자키의 실험을 소개했다. 자키 교수는 수줍음이 많은 학생들이 캠퍼스 카페에서 만날 수 있도록 "플라토닉 데이트"를 마련해 주었고, 이는 학생들의 사회적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드 네브 교수는 이러한 시도의 이점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함께 식사를 하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지속적인 우정을 쌓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건강과 행복까지 증진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