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우리의 키 성장을 막게 될까?

1950년경, 한 어머니가 연필로 문에 아들의 키를 표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흑백 사진으로, 어머니와 아이 모두 웃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여성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있고, 아이는 조끼와 바지를 입고 있다

사진 출처, Hulton Archive via Getty Images

    • 기자, 페르난두 두아르테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 읽는 시간: 4 분

지난 약 150년 동안 인류는 종으로서 눈에 띄는 성장 급증을 경험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가 끝나가고 있다는 징후가 있으며 그 이유 중 하나로 기후 변화가 지목된다.

지구 온난화가 폭염과 높은 습도를 포함한 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을 초래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환경이 이미 태아 단계에서부터 아동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기후 변화의 영향에 특히 취약한 지역인 남아시아에서 5세 이하 아동 2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연구진은 임신의 모든 삼분기 동안 섭씨 35도를 넘는 고온과 높은 습도를 동시에 경험한 경우 아이들의 키가 같은 연령대에서 기대되는 평균보다 13% 더 작을 것으로 추정했다.

출생부터 5세까지의 키 성장은 아동의 전반적인 건강과 발달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최종 키는 유전과 영양, 건강 상태 등 여러 요인에 크게 좌우되지만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과 높은 습도가 남아시아 5세 이하 아동의 평균 키를 낮출 위험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수석 저자인 케이티 맥마흔은 설명했다.

그는 "전 세계적인 영향은 아직 불확실하지만 향후 수십 년 동안의 완화 및 적응 노력에 크게 달려 있다"며 "이미 높은 기온과 습도에 노출된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들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은행 분류에 따르면 약 120개국이 저소득 및 중간소득 국가에 해당한다.


Which part of the world does your height compare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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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키의 '콘서티나 효과'

과학자들은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키에 큰 변동을 겪어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특히 약 1만 년 전 수렵·채집 생활에서 농경 사회로의 전환과 같은 대규모 변화의 시기에는 이러한 변동이 두드러졌으며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는 초기 평균 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4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의 경제학 강사 리처드 스테켈 교수가 획기적인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9세기부터 19세기까지 북유럽의 매장지에서 발굴된 수천 구의 유골 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 기간 동안 평균 키가 오르내렸으며 17세기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시기 유럽은 전염병 확산을 증가시킨 도시 성장, 농업 생산 방식의 변화, 그리고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이어진 기후 냉각기인 소빙하기 등 여러 변화를 겪었다.

스테켈 교수는 연구에서 "북유럽 남성의 평균 키는 1700년대까지 약 2.5인치(6.4cm) 줄어들었으며 이는 20세기 전반이 되어서야 완전히 회복됐다"고 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의 인구건강 연구자이자 인간 키 변화 추세를 분석한 여러 논문의 저자인 안드레아 로드리게스 마르티네스 박사는 기후 변화가 현대 인구에도 유사한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유엔은 전 세계 약 10억 명의 어린이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매우 높은 위험'에 처해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는 다양한 방식으로 아동의 성장과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줄어드는 네덜란드의 거인들

파란색과 흰색 유니폼을 입은 Lionel Messi가 축구장에서 네덜란드 골키퍼 Andries Noppert를 마주 보고 서 있다. 초록색 유니폼을 입은 네덜란드 선수는 상대보다 훨씬 크게 우뚝 서 있으며, 배경의 관중은 흐릿하게 보인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2022년 카타르 FIFA 남자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키 203cm의 네덜란드 축구 선수 안드리스 노퍼르트가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위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다

20세기 전반을 살펴보면 생활 환경이 키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2017년 전 세계 보건 과학자 네트워크인 NCD-RisC는 1896년부터 1996년 사이에 태어난 200개국 남녀의 생체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그 기간 동안 전 세계 남성의 평균 키는 162cm에서 171cm로, 여성은 151cm에서 159cm로 늘어났다.

그러나 일부 국가는 다른 나라보다 더 크게 성장했다. 예를 들어 이란 남성은 16.5cm 더 커졌고 한국 여성은 20.2cm가 증가했다. 반대로 마다가스카르 여성은 한 세기 동안 1.5cm, 파키스탄 남성은 1.27cm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격차가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마르티네스 박사는 "키의 차이는 주로 유전적 요인으로 설명되지만 영양, 환경, 사회경제적 요인의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영양가 있는 음식과 깨끗한 물에 대한 접근성, 그리고 질병과 싸우는 능력을 향상시킨 의료 발전 등이 포함된다.

일부 세계 최고 장신 국가들에서는 인간의 평균 키 성장이 정체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데이터도 있다.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들은 네덜란드인으로, 이는 역사적인 생활 수준 향상과 양질의 식품 접근성, 의료 발전 덕분이다. 네덜란드 바헤닝언대학교의 보건사회학 교수 크리스티나 톰슨은 "이 사례는 생활 환경과 더 건강하고 키 큰 인구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네덜란드 통계청(CBS)에 따르면 평균 키는 오히려 감소했다. 1980년에 태어난 남성은 19세가 되었을 때 평균 키가 183.9cm였지만, 2001년생 남성은 182.9cm로 줄었다. 네덜란드 여성의 경우도 평균 키가 170.7cm에서 169.3cm로 감소했다.

CBS는 그 이유 중 하나로 "키가 더 작은 새로운 인구 집단의 이민과 이곳에서 태어난 그들의 자녀"를 꼽았다. 하지만 네덜란드 출신 부모를 둔 아이들 사이에서도 키 감소가 나타났다는 점도 언급했다.

톰슨은 "이 감소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식단의 질이 낮아진 것인지, 아니면 아동 비만이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것인지"라고 전했다.

격차로 인한 성장 저해

따라서 세계에서 더 발전된 국가들이 글로벌 키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순위는 변할 수 있다.

NCD 자료에 따르면 19세기 말 미국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키가 큰 국가였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은 상위 20위 안에도 들지 못한다.

물론 키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1996년에 태어난 미국 남성은 100년 전 태어난 조상들보다 평균적으로 6cm 이상 더 크다. 다만 다른 나라들이 더 빠른 속도로 성장했을 뿐이다.

미국 경제학자이자 인류 신체 치수의 역사적 변화를 연구하는 인체계측사의 선구자인 존 콤로스는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국가 내 사회경제적 격차, 특히 최근 수십 년간의 의료 접근성 문제를 지적한다.

그는 "미국은 가난한 사람들도 자녀를 병원에 데려갈 수 있는 복지국가 모델을 채택한 국가들에 뒤처졌다"고 평가했다.

콤로스 교수는 또 20세기 중반 이후 증가해온 미국의 비만율, 특히 아동과 청소년 사이의 비만 문제도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미국인의 식습관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18세 이하 인구의 절반 이상이 영양 측면에서 좋지 않은 식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과거가 보여주는 것은 인구의 키를 키우거나 계속 성장하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제대로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두 개의 한국과 두 개의 독일 이야기

예술적으로 연출된 이미지로, 서로 크기가 다른 베이지색 관절 마네킹 다섯 개가 경찰의 신원 확인 대열처럼 배열되어 있다. 뒤에는 키를 비교할 수 있는 눈금이 표시된 흑백 보드가 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사진 설명, 우리가 얼마나 키가 클지는 유전과 영양, 건강과 같은 다른 요인들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성장에 있어 생활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인상적인 사례는 1950년대 전쟁으로 남북으로 분단된 한반도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11년 서울 성균관대학교 연구진에 따르면 북한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더 부유한 남한 사람들보다 최대 8cm까지 키가 작았다.

비슷하지만 덜 두드러진 격차는 1949년부터 1990년까지 41년간 분단되었던 독일에서도 나타났다. 서독 주민들은 동독 주민들보다 평균 약 1cm 더 컸다.

그렇다면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게 된 것일까?

일부 선진국에서는 키 성장이 정점에 도달했거나 정체 상태에 들어섰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지만 개발도상국이 이를 따라잡으면서 이러한 현상이 상쇄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뒤처진 지역에서는 사회경제적 여건이 개선될 여지가 있지만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가 새로운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케이티 맥마흔은 "가장 높은 수준의, 그리고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더위와 습도에 노출된 사람들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업과 같이 야외에서 일하고 냉방 시설에 거의 또는 전혀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기후 변화는 우리가 관찰한 부정적인 영향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